프레이밍햄 노바디스 히어로 피노 누아 2018, 개성의 힘을 담은 뉴질랜드 명품 레드
와인 세계에는 수많은 명품 라벨이 존재하지만, 그 이면에는 항상 특별한 철학과 스토리가 숨어 있습니다. 뉴질랜드 말버러(Marlborough) 지역을 대표하는 와이너리 프레이밍햄(Framingham)의 '노바디스 히어로(Nobody's Hero)' 라인은 바로 그러한 철학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네이밍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의 영웅도 아닌'이라는 다소 도발적인 이름은 대중의 눈치나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자신만의 독립된 길을 가겠다는 와이너리의 강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특히 균형과 우아함으로 주목받는 '프레이밍햄 노바디스 히어로 피노 누아 2018'에 대해 깊이 알아보고자 합니다.
프레이밍햄, 독립 정신의 아이콘
프레이밍햄은 1981년 설립된 뉴질랜드의 선구적인 와이너리입니다. 특히 리슬링(Riesling)으로 유명하지만, 피노 누아(Pinot Noir) 역시 그들의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는 품종입니다. 세계적인 와인 비평가 잰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이 여러 차례에 걸쳐 뉴질랜드 최상의 생산자로 평가한 것에서도 그 위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노바디스 히어로' 라인은 이러한 프레이밍햄의 핵심 정신, 즉 개성과 독립성을 존중하며 그것을 와인에 담아내겠다는 약속을 상징합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구호가 아니라, 포도 재배부터 병입에 이르는 전 과정에 스며든 철학입니다.
노바디스 히어로 피노 누아 2018, 그 감각적 매력
2018년은 뉴질랜드 말버러 지역에 있어서 비교적 따뜻하고 건조한 해였습니다. 이러한 조건은 피노 누아에게 더욱 성숙하고 농밀한 과실 특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우아한 산도와 탄탄한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프레이밍햄의 2018년 피노 누아는 이러한 해상의 이점을 살려, 클래식함과 현대적 감각을 절묘하게 결합한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와인 전문 매체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가 2017년 빈티지에 91점을 부여한 것처럼, 이 라인은 꾸준히 높은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2018년 역시 그 명성을 이어갈 만한 뛰어난 빈티지입니다.
- 색상: 선명한 루비 레드 색상.
- 향: 신선한 붉은 과실의 향, 특히 체리와 자두의 아로마가 첫인상을 장식합니다. 여기에 은은하게 퍼지는 흙내음, 약간의 향신료(후추, 정향), 그리고 오크에서 비롯된 미묘한 바닐라와 커스터드 크림 같은 크리미한 뉘앙스가 더해져 복잡하면서도 매력적인 코를 완성합니다.
- 맛: 입 안에서는 생동감 있는 산도가 신선한 체리와 라즈베리 등의 과실 맛을 받쳐줍니다. 탄닌은 부드럽고 실크처럼 매끄러우며, 중간 이상의 바디감이 입안을 풍성하게 채웁니다. 오크의 영향은 은은하게 배어 있어 와인의 과실 특성을 압도하지 않으며, 긴 여운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됩니다.
어떤 음식과 함께 할까? 페어링 가이드
이 피노 누아의 우아함과 복잡성은 다양한 음식과의 조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강한 탄닌이나 과한 오크 향이 없어 페어링의 폭이 상당히 넓은 것이 장점입니다.
| 음식 카테고리 | 추천 메뉴 | 페어링 포인트 |
|---|---|---|
| 가금류 | 오리 콩피, 그릴드 치킨, 훈제 칠면조 | 와인의 향신료 뉘앙스와 가금류의 고소함이 잘 어우러집니다. 오리 콩피의 풍미와는 특히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합니다. |
| 돼지고기 | 폴크 샤플레, 프로슈토, 약간의 향신료를 더한 돼지고기 요리 | 부드러운 탄닌과 과실 맛이 돼지고기의 기름기를 깔끔하게 정리해주며, 풍미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킵니다. |
| 버섯 요리 | 크림 버섯 파스타, 포르치니 버섯 리조또, 구운 버섯 | 와인에 은은하게 느껴지는 흙냄새와 버섯의 깊은 향이 서로를 강조하는 시너지를 냅니다. |
| 연한 치즈 | 브리, 카망베르, 고다 치즈 | 크리미한 치즈의 질감이 와인의 부드러운 텍스처와 잘 어울리며, 와인의 산도가 치즈의 느끼함을 상쇄시켜줍니다. |
| 한식 | 불고기, 갈비구이, 장조림 | 와인의 달콤하고 신선한 과실 맛이 한식의 단짠 양념과 의외로 훌륭한 조화를 이룹니다. 특히 구이 요리와의 궁합이 좋습니다. |
노바디스 히어로 라인, 피노 누아를 넘어서
'노바디스 히어로'는 피노 누아만이 아닙니다. 프레이밍햄은 이 독립 정신을 다양한 품종에 적용하여 각각의 개성을 살린 와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노바디스 히어로 소비뇽 블랑(Nobody's Hero Sauvignon Blanc)'입니다. 말버러의 전형적인 강렬한 과실향을 따르기보다는, 보다 절제되고 미네랄리티가 느껴지는 우아한 스타일로 차별화를 꾀합니다. 2020, 2022 등 최근 빈티지에서도 이러한 철학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소비뇽 블랑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는 와인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소장 및 음용 가이드
프레이밍햄 노바디스 히어로 피노 누아 2018은 현재 음용하기에 아주 좋은 상태입니다. 풍부한 1차 과실 향과 오크의 통합도가 잘 이루어져 있어 바로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2-4년 정도 더 숙성시킨다면, 향신료와 흙냄새 같은 3차 향이 더욱 발전하고 탄닌이 완전히 융화되어 더욱 복합적이고 매끄러운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 음용 온도: 14-16°C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차갑게 하면 향과 맛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디캔팅: 병을 열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 숨을 쉬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통해 와인의 아로마가 더욱 열리고, 맛의 층위가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 잔: 큰 볼 형태의 버건디 글래스나 범용 레드 와인 글래스를 사용하면 복잡한 향을 효과적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결국, 프레이밍햄 노바디스 히어로 피노 누아 2018은 단순히 맛있는 와인을 넘어서, 한 와이너리의 확고한 정체성과 철학을 맛볼 수 있는 매개체입니다. 유행에 영합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고집하는 '독립 영웅'의 모습이 바로 이 와인의 균형 잡힌 풍미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말버러 피노 누아의 우아함을 찾는 분들이나, 기존의 틀을 깨는 개성 있는 와인을 즐기고자 하는 분들에게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한 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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