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방츄어 꼬뜨 아 꼬뜨 2012, 캘리포니아의 과감한 블렌딩 예술

프랑스 혼을 품은 캘리포니아의 모험가, 스테판 아쎄오

와인의 세계에는 전통을 고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기존의 경계를 뛰어넘는 모험가들도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파소 로블스(Paso Robles)의 라방츄어(L’Aventure) 와이너리를 이끄는 스테판 아쎄오(Stephan Asseo)는 단연 후자에 속하는 인물입니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던 그는 엄격한 AOC 규정 속에서 자신의 창의적인 블렌딩 철학을 마음껏 펼치기 어렵다고 느꼈고, 결국 새로운 도전지를 찾아 캘리포니아에 정착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모험 정신은 와이너리의 이름 'L’Aventure(모험)'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스테판 아쎄오가 생산하는 와인들의 공통점은 '특이한 블렌딩'입니다. 그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블렌딩을 '비밀 병기'라고 표현할 정도로, 다양한 품종을 과감하게 조합합니다. 그가 만들어내는 와인은 단순한 과일의 맛을 넘어서 복잡한 구조와 우아함, 그리고 놀라운 집중도를 지닙니다. 라방츄어의 플래그십 와인 중 하나인 '꼬뜨 아 꼬뜨(Cote A Cote)'는 그의 이러한 철학이 가장 잘 구현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꼬뜨 아 꼬뜨 2012, 와인 비평가들을 사로잡은 명작

'꼬뜨 아 꼬뜨(Cote A Cote)'는 프랑스어로 '나란히', '어깨를 나란히 하고'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이 이름은 이 와인의 주력 품종인 그르나슈(Grenache), 시라(Syrah), 무르베드르(Mourvedre)가 서로를 돋보이게 하며 조화를 이루는 블렌딩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2012년 빈티지는 특히 뛰어난 평가를 받은 해로, 세계적인 와인 비평가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로부터 95-97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으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2012년은 파소 로블스 지역에 있어서도 매우 훌륭한 해였습니다. 안정적인 기후 조건은 포도가 완벽한 성숙도를 달성하게 했으며, 복잡한 풍미와 탄탄한 구조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라방츄어의 꼬뜨 아 꼬뜨 2012는 이러한 이상적인 조건과 스테판 아쎄오의 세심한 포도밭 관리, 그리고 그의 독보적인 블렌딩 기술이 합쳐져 탄생한 결과물입니다.

라방츄어 꼬뜨 아 꼬뜨 2012의 매력 탐구

이 와인의 블렌딩 비율은 전형적인 론 밸리 스타일을 따르면서도 캘리포니아의 햇살을 받은 풍부함을 더했습니다. 주로 그르나슈, 시라, 무르베드르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정확한 비율은 매년 조금씩 달라집니다. 2010년 빈티지의 경우 그르나슈 42%, 시라 34%, 무르베드르 24%로 블렌딩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숙성은 50%의 새 프렌치 오크통과 50%의 1년 정도 사용한 오크통에서 약 14개월 동안 이루어집니다. 이는 과도한 오크 향이 아닌, 복잡한 풍미를 더해주고 탄닌을 부드럽게 다듬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또한, 높은 알코올 도수(16% 전후)는 포도 본연의 높은 당도에서 자연스럽게 비롯된 것으로, 와인에 무게감과 풍부함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테이스팅 노트를 상상해보자면, 검은 과일(블랙베리, 자두)과 붉은 과일(라즈베리)의 풍성한 아로마가 오크에서 비롯된 은은한 바닐라, 스파이스, 초콜릿의 향과 어우러집니다. 입안에서는 풍부한 과일 맛과 함께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탄닌, 잘 균형 잡힌 산도가 느껴지며, 긴 여운을 남기는 피니시가 특징입니다. 현재는 충분한 숙성 기간을 거쳐 그 복잡함이 최고조에 달해 즐기기 좋은 시기입니다.

지속 가능성을 향한 또 다른 모험: 유기농 재배

스테판 아쎄오의 모험 정신은 포도 재배 방식에도 반영되었습니다. 제공된 자료 중 '루이즈 브리종(Louise Brison)' 샴페인 하우스의 경우 2012년부터 유기농 재배로 전환하여 2020년에 공식 인증을 획득했고, 모든 와인을 제로 도사쥐(무첨가 당)로 생산한다는 점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지속 가능한 농업과 자연 순수주의에 대한 흐름을 보여줍니다.

라방츄어 또한 이러한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와이너리 중 하나일 것입니다. 비록 제공된 자료에 라방츄어의 유기농 인증 여부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스테판 아쎄오와 같은 세심한 와인메이커가 포도밭의 건강과 환경을 소홀히 하지 않았을 것이라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더 순수하고 지역 특성을 잘 표현하는 포도를 생산하기 위한 현대적 와인메이커의 필수적인 '모험'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라방츄어 꼬뜨 아 꼬뜨 주요 빈티지별 평가

로버트 파커(RP)의 평가를 중심으로 한 꼬뜨 아 꼬뜨의 주요 빈티지 성적을 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2012년 빈티지가 라인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빈티지 로버트 파커 점수 간단한 코멘트
2012 95-97점 뛰어난 해, 풍부하고 집중된 맛, 큰 잠재력
2011 96점 우아함과 힘을 동시에 지닌 복잡한 빈티지
2010 93점 균형 잡히고 접근성 좋은 스타일
2009 95점 풍성하고 관대한 과일 맛이 특징
2007 95점 초기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클래식한 빈티지

어떻게 즐길 것인가: 페어링과 보관

라방츄어 꼬뜨 아 꼬뜨 2012와 같은 풀바디한 레드 와인은 강한 맛을 가진 요리와의 페어링이 환상적입니다.

  • 육류: 그릴에 구운 스테이크(특히 리브아이, 스트립로인), 양갈비, 버터리한 소스를 곁들인 폭찹, 허브로 로스팅한 양고기.
  • 가금류: 오븐에 구운 오리 불고기, 버섯 소스를 곁들인 퀘일.
  • 치즈: 숙성된 고다, 체다, 마누르그, 미모레트와 같은 풍미 강한 하드 치즈.
  • 기타: 송로버섯이나 표고버섯을 넣은 파스타, 후추 소스 요리.

보관 및 서빙 측면에서는, 이미 10년 이상 숙성된 와인이므로 가능하면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수평으로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정 서빙 온도는 16~18°C 정도입니다. 데캉팅은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진행하는 것을 추천하며, 이는 닫힌 향을 열어주고 부드러운 질감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치며: 모험을 담은 한 병

라방츄어 꼬뜨 아 꼬뜨 2012는 단순히 높은 점수를 받은 와인을 넘어서, 한 사람의 와인메이커가 자신의 예술적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대륙을 건너 새로운 땅에서 펼친 도전의 결과물입니다. 프랑스의 전통과 캘리포니아의 풍요로움이 '나란히' 조화를 이룬 이 와인은, 마시는 이에게도 풍미의 모험을 선사합니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까지 더해진 현대적 와인메이킹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이 와인은, 와인 애호가라면 꼭 한 번 경험해봐야 할 캘리포니아의 명작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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