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레이다 밸리의 숨은 보석, 로트 8 시라 2015를 만나다

태평양의 숨결이 스민 와인, 레이다 밸리

칠레 와인 하면 떠오르는 마이포 밸리나 콜차과 밸리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지역이 있습니다. 태평양의 해풍과 서늘한 기후가 빚어내는 신선함과 우아함이 특징인 '레이다 밸리(Leyda Valley)'입니다. 수도 산티아고에서 서쪽으로 약 90km, 해안가에 자리한 이 지역은 비교적 최근인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포도 재배가 시작된 신생 산지입니다. 그러나 그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특히 피노 누아,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시라(Syrah)'를 통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빠르게 명성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레이다 밸리의 와인은 높은 산도, 생생한 과실 맛, 그리고 미네랄리티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레이다의 정수를 담은 '로트(Lot)' 시리즈

비냐 레이다(Viña Leyda)는 이 지역의 선구자이자 대표 와이너리입니다. 그들이 선보이는 '로트(Lot)' 시리즈는 특정 포도밭(로트)의 독특한 테루아르를 가장 순수하고 극명하게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리미엄 라인입니다. 각 로트 넘버는 서로 다른 포도밭 위치와 특징을 의미하며, 그 지점이 가진 최대의 잠재력을 와인에 담아냅니다. 로트 8 시라 2015는 바로 그러한 철학이 집약된 결과물로, 레이다 밸리에서 시라 품종이 어떻게 빛을 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아이콘과 같은 와인입니다.

레이다 로트 8 시라 2015, 감각을 깨우는 테이스팅 노트

깊은 루비색을 띠는 이 와인은 코를 가까이 가져가는 순간부터 복잡한 매력에 빠져들게 합니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익은 레드베리와 블랙베리, 자두 같은 검붉은 과실의 풍부하고 진한 향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레이다 밸리의 정체성이 묻어나는 신선한 풀내음이 더해집니다. 유칼립투스나 민트의 상쾌함, 그리고 잘 익은 토마토의 풋풋한 느낌이 어우러져 매우 다채로운 향의 향연을 선사합니다.

입 안에서는 첫인상처럼 풍성한 과실의 달콤함이 느껴지지만, 곧이어 생생하고 날카로운 산도가 균형을 잡습니다. 탄탄한 탄닌은 부드럽고 잘 통합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태평양의 영향을 암시하는 은은한 미네랄리티와 짭조름한 느낌이 뒷맛을 깨끗하고 긴 여운으로 마무리합니다. 힘이 있으면서도 우아하고, 복잡하면서도 신선함을 잃지 않는, 매우 매력적인 시라입니다.

항목 내용
와인명 레이다 로트 8 시라 2015 (Leyda, Lot 8 Syrah 2015)
국가/산지 칠레, 아콘카과 지역(Región de Aconcagua), 레이다 밸리(Leyda Valley)
품종 시라(Syrah) 100%
알코올 도수 약 14.0% (추정)
주요 향/맛 블랙베리, 레드베리, 자두, 유칼립투스/민트, 익은 토마토, 후추, 미네랄
바디 중(Medium)에서 중상(Medium-plus)
산도 높음(High)
타닌 중간(Medium), 부드러움
음식 페어링 그릴에 구운 양고기, 허브 로스트 치킨, 버섯 요리, 연한 숙성 치즈
적정 음용 온도 16~18°C

어떤 순간에, 어떤 음식과 함께 마실까?

로트 8 시라 2015는 그 구조감과 풍미 덕분에 단독으로 즐기기보다는 음식과의 조화를 통해 진가를 발휘하는 와인입니다. 높은 산도와 풀내음은 기름진 음식이나 허브 향이 강한 요리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합니다.

  • 그릴 또는 로스트 메트: 허브와 마늘로 양념한 그릴 양고기 늑심이나, 로스티드 램이 최고의 파트너입니다. 와인의 풀풀한 향미가 고기의 풍미를 한층 업그레이드해줍니다.
  • 가금류: 로즈마리나 타임으로 구운 치킨이나 오리 불고기도 훌륭한 선택입니다.
  • 버섯 요리: 와인에 느껴지는 흙냄새와 미네랄리티는 다양한 버섯 요리와도 잘 어울립니다.
  • 치즈: 강하지 않은 중간 정도 숙성의 치즈, 예를 들어 고다 치즈나 에담 치즈와 함께 즐겨보세요.

이 와인은 현재 2015년 빈티지를 마시기에 아주 좋은 시기입니다. 적당한 숙성이 탄닌을 더욱 부드럽게 만들었지만, 여전히 생생한 산도와 과실 맛을 유지하고 있어 근 몇 년 안에 마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레이다 와인, 그 이상의 가치

자료에서 언급된 것처럼, 레이다의 와인은 '서늘한 기후를 가장 순수하게 표현'하려는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로트 8 시라 2015는 단순히 맛있는 칠레 시라를 넘어, '레이다 밸리'라는 특정 지역의 기후와 토양이 시라 품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교육적인 와인이기도 합니다. 이는 마치 프랑스 부르고뉴의 포도밭을 구분하는 것처럼, 칠레 내에서도 미세한 테루아르의 차이를 이해하게 해주는 계기가 됩니다.

또한, 2024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레이다 와이너리의 와인들이 입상한 점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그 품질이 인정받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피노 누아, 소비뇽 블랑 등 다른 품종도 뛰어나지만, 시라를 통해 느껴지는 레이다의 매력은 특히 독보적입니다.

마치며: 발견의 기쁨을 선사하는 와인

레이다 로트 8 시라 2015는 호주나 프랑스 론 밸리의 시라와는 확연히 다른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힘과 무게감보다는 신선함, 우아함, 복잡한 향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춘 이 와인은, '시라'라는 품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산지오베제를 연상시킨다는 후기도 있을 정도로, 그 정체성은 매우 독특합니다.

만약 당신이 일상적인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거나, 신세계 와인에서 오래된 세계의 우아함을 찾고 있다면, 혹은 단순히 태평양 해풍이 빚은 와인의 맛이 궁금하다면, 레이다 밸리의 로트 8 시라 2015는 반드시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선택지입니다. 한 병의 와인이 한 지역의 풍경과 이야기를 전해주는, 그런 특별한 발견의 기쁨을 선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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